* 흑화는 가이가 했지만 마벨러스 시점입니다.
* 스포일러는 최대한 잘 안 드러나게 썼지만, 고카이쟈와 쿄류쟈, 다른 전대의 스포일러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 동인설정도 많습니다.
마벨러스는 눈앞의 참상이 뭔가 거대하고 악의 넘치는 연극 한 편 같다고 생각했다. 얼마나 어이가 없는지 표정조차 만들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어렸을 때엔 트레져 헌터로, 머리 커서는 해적으로 빌어먹고 돌아다니며 세상의 참사는 다 봤었다. 별 하나가 산산조각이 나는 걸 눈앞에서 목격한 적도 있고, 수분이 한순간에 증발해 바싹 말라 버린 미라 밭에서 며칠 헤매기도 했다. 하지만, 이건, 정말, 최악이다.
동료들의 시체가 나무토막인 양 그 위에 걸터앉아, 피로 바닥에 그림을 그리며 노래를 흥얼대는 이카리 가이라니.
마벨러스는 금방이라도 막힐 것 같은 목을 일부러 크게 열어, 상대의 이름을 불렀다.
“가이.”
노랫소리가 끊어졌다. 고개를 반짝 든 가이가 마벨러스와 눈을 맞추며 밝게 웃었다. 평소와 다름없이, 천진하고 밝게, 온 얼굴을 사용해서 만드는 미소였다. 눈빛이 잘 안 보인다는 것만 빼면. 정말로, 이건 좀 지나친 정도의 연극인가. 쓰러져 있는 녀석들은 자신을 곯려 주려고 찬 바닥에서 수고하고 있는 것이고 이 피는 대충 케첩 같은 걸지도 몰라. 반갑게 해죽해죽 웃는 가이를 노려보며, 마벨러스는 바닥에 꿇어앉아 발 앞에 널브러진 루카의 팔목을 쥐어 보았다. 차갑다. 딱딱하다. 핏줄의 미약한 떨림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혹시나 해 조금 더 쥐고 있어 보았지만, 루카가 벌떡 일어나 남의 몸을 마음대로 만지다니, 벌금! 이라고 외치는 일은 없었다. 죠도, 박사도, 아임도, 몸뚱이를 아무리 뒤져 봤자 결과는 똑같을 것이다. 그래, 이 자식들 성격 생각해 보면 찬 바닥에서 죽은 척하고 있을 리가 없지. 손의 힘을 빼자 루카의 단단하게 무거운 팔뚝이 바닥으로 쉽게 떨어져내렸다. 정수리에서부터 차가운 기운이 서서히 퍼져나갔다.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마벨러스는 다시 한 번 자신 이외의 유일한 생존자를 불렀다.
“가이.”
“왜요, 마벨러스 씨?”
“대답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지만. 너냐?”
가이가 씩 웃었다. 처음 만나 자기 소개를 할 때처럼 자랑스러운 표정이었다.
“네!”
그렇군,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그 때 우주로 나갈 때 함께 끌고 갈 걸 그랬나. 한 달 정도의 단기 일정이라 그냥 두고 갔던 게 문제였나. 도대체 어디서 뭘 잘못 먹었기에 저 똥강아지 같은 녀석이 이렇게 되어 버린 건가. 쿄류쟈의 부탁을 받아 지구의 어둠을 조사하러 간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만 해도 이런 일이 벌어지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아냐. 이미 벌어진 일 앞에서 그런 후회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 마벨러스는 속에서 울컥 올라오는 것을 겨우 삼켰다. 숨을 쉬기 어렵다. 공기 중에서 비린내가 난다.
대지의 어둠에 휩쓸렸던 가이는 멀쩡한 몸으로 되돌아왔다. 가이를 데려오기 위해 온갖 방법을 찾고 있던 쿄류쟈는 그 무사를 확인하고 안심했고, 직후 전멸 당했다. 강인한 지구의 왕과 그 동료들이었지만 악랄하고 집요하게 파고들어오는 가이 한 사람을 당해내지 못했다. 쿄류쟈의 패퇴를 넘은 전멸, 게다가 그 범인이 가이라는 사실에 모든 전대는 충격에 빠졌다. 마벨러스는 지체 없이 우주 한가운데에서 갤리온을 되돌려 지구로 내달렸다.
그리고 같은 소식이 연이어 들어왔다.
가이는 망설이지 않고, 다른 길로 새지도 않고, 어렵지 않게, 38개의 전대를 하나하나씩 격파해 나갔다. 당연했다. 가이는 백과사전을 만들 정도로 모든 전대를 세세하게 잘 알고 있다. 지금까지는 그 힘을 빌려 완벽히 사용하는 게 그치고 있었지만, 뒤집어 생각하면 전대 구성원 모두의 능력도, 성격도, 약점도, 공략법도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다는 뜻이다.
고카이쟈가 지구에 도착할 때 즈음 38번째 소식이 들어왔다. 레인보우 라인은 박살났고 니지노 아키라는 영원히 무지개를 볼 수 없는 몸이 되었으며 정신적 충격을 받은 토큐쟈는 이미지네이션을 잃었다. 최후의 슈퍼 전대는 고카이쟈가, 정확히는 고카이쟈의 6분의 5가 되었다.
40년 가까이 이 세계를 알게 모르게 지켜 오던 영웅의 시대는 고작 하루 반 만에 끝났다.
***
마벨러스는 고카이 건을 들어 올려 가이를 향해 겨누었다. 가이가 기쁜 듯 벌떡 일어섰다.
“아, 좀 놀라셨죠? 죄송해요. 마벨러스 씨가 올 때 까지 기다릴 걸 그랬네요.”
내장이 뽑히는 느낌이 들었다. 태연자약한 가이, 그리고 처참히 찢겨 시체가 된 동료들. 함께 있을 때에는 분노라도 공유할 수 있었는데. 우주의 어둠보다 더욱 새까만 감정이 속에서 꿈틀댔다. 아니야, 생각해선 안 돼. 생각하면 나도 미쳐 버릴 거야. 배신당해 아카레드를 잃고 레인저 키를 손에 든 채 내비와 함께 도망쳤을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그 때에는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함이라도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 뇌 뒤쪽에서 도사리고 있다. 그것으로 온 몸을 채울 생각은 없다. 38개의 전대와 그들의 친구들과 4명분의 생각이 고스란히 마벨러스에게 얹힌 지금은 자신의 생각을 가지는 일조차 벅찼다. 마벨러스는 감정을 차단하고 일단 알아야 할 것부터 입에 올렸다.
“무엇을 하고 싶었던 거냐, 너는.”
가이가 눈을 깜박이며 고개를 갸웃했다. 아무래도 마벨러스의 말이 잘 이해되지 않는 모양이었다.
“하고 싶은 거요? 음, 딱히 없는데요? 할 만 한 건 다 해 봤는데.”
“그럼 이건 다 뭐냐.”
마벨러스는 다시 한 번 갤리온의 선내를 돌아보았다. 이틀 전까지만 해도 쌩쌩하게 살아 움직이던 놈들이 피 바닥에서 살덩어리가 되어 나뒹굴고 있다. 전부 가이가 해 놓은 일이다. 이쯤 되면 살의 이전에 기가 막혀서 호기심까지 일 지경이었다.
가이가. 이카리 가이가.
누구보다 히어로를 사랑했던 쓸데없이 올곧은 녀석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짓을 저질렀는지.
자신의 동료들을 망설임 없이 죽이고 동경하던 선후배들을 재기불능으로 만들었는데, 그들의 목숨 값에 걸맞은 이유가 있지 않으면 안 된다. 어둠에 잡아먹혔는데도 평범한 사람들은 건드리지도 않고 전대만 격파해 나간 행동 패턴에는 분명 나름대로의 논리가 있을 것이다.
가이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냥 시험 해 봤을 뿐이예요. 저한테 이길 수 있는 지 없는지.”
“뭐?”
마벨러스의 대꾸에 가이가 어이없다는 듯 눈을 둥그렇게 떴다. 겨우 그것도 이해 못 하냐는 표정이었다. 맹렬한 위화감이 솟아올랐다. 시험 같은 소리 하네. 오히려 끊임없이 시험 받으며 스스로의 자격을 증명해야만 했던 녀석이.
“해 봤는데, 지금까지는 아무도 저를 못 이기시더라고요…. 심지어 6대 1로 싸우고 그랬는데. 히어로가 그러면 안 되죠. 저 따위에게 지는 히어로 따위 쓸모없잖아요.”
가이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갑자기 고카이 건이 무겁게 느껴졌다.
“전 여러분들이 너무너무 좋다구요. 악에 맞서 1년간 버텨내어 승리할 정도로 강하고, 선량한 사람들이니까. 마벨러스 씨는 지구에 와서야 알았겠지만, 저는 그런 사람들을 태어나서 지금까지 쭉 봐 왔단 말예요. 그러니까, 전대는 언제까지나 가장 강한 존재로 남아 있지 않으면 안 돼요. 그 어떤 위기가 찾아와도 지면 안 된다고요.”
마벨러스는 터져 나오려는 생각의 둑을 간신히 틀어막았다. 악에는 악, 선에는 선. 자신들은 해적이다. 받는 대로 돌려준다. 정말로 악의를 가지고 저지른 일이라면 자신 역시 그만큼의 분노를 돌려주면 된다. 그런데 지금은, 무엇을 돌려 줘야 하는 거지. 지극히 평소와 같은 녀석에게.
“있죠, 히어로란 건 그렇게 쉽게 될 수 없는 거잖아요. 다들 엄청 대단한 분들이시잖아요. 그러니까 적어도 저보다는 강해야 하는 거잖아요. 같은 히어로인 저 정도는 이길 수 있어야 하는 거잖아요! 저조차 이기지 못하면 어떻게 세상을 지켜요! 어째서 그 누구도, 단 한 사람도, 저를 이기지 못한 거냐고요!”
가이의 얼굴이 새빨갰다. 아, 이 녀석 진심으로 화내고 있다. 쟌갸크 군에게 화냈을 때보다도 더. 분한 듯 입술만 한참 동안 깨물던 가이가 바람 빠지듯 한숨을 내쉬었다. 피곤하냐. 그래, 그렇겠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이틀 만에 보내 버렸는데.
“그래서 죄송하지만, 다들 그냥 히어로 안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마벨러스는 방아쇠를 당기려던 손을 겨우 멈췄다.
참을 수 없이 격렬해진 감정이 깊은 곳에서 온 몸을 헤집었다. 빌어먹을, 망할. 네가 죽인 녀석들의 시체 앞에서 하고 싶은 소리냐. 눈썹도 하나 까닥하지 않는 가이를 노려보며 마벨러스는 단어를 한 글자씩 씹어 내보냈다.
“차라리 신 쟌갸크 제국을 세우지 그랬냐. 아니, 대체재는 무한히 있을 텐데.”
단어를 조합하는 작업조차도 벅찼다. 나오는 것은 알량한 독설뿐이다. 선을 그어야 했지만 아직도 감정과 이성은 명확하게 나누어지지 않았다. 38개의 전대, 네 사람의 죽음, 그리고 가이. 쟌갸크와 우주를 적으로 돌리는 것이 아니라, 쟌갸크와 싸워 이겨 우주에 평화를 가져다주자던 대담한 녀석. 선배들의 마음 앞에서 고민하면서도 끝까지 도망치지 않고 답을 찾아냈던 올곧은 녀석. 그런 가이인데, 전대를 누구보다도 사랑하던 그 이카리 가이인데.
같잖은 말로 후비는 건 별 소용없었던 건지 가이는 가만히 고개만 저었다.
“싫어요. 그 녀석들은 이미 졌으니까. 절대로 저희보다 더 강해질 수 없으니 위기도 뭣도 아니예요. 의미가 없는걸요. 여러분과 동등한 위치에서 시험해 봐야 하지 않겠어요?”
넌 이제 되돌아올 수 없구나.
손가락 끝에서 한기가 올라왔다. 갈피를 잡지 못하던 생각이 갑자기 자리를 잡았다. 이쯤 되면 대단한 걸, 대지의 어둠인가 뭔가. 가이의 근원 자체를 비틀어 버릴 줄은 몰랐지. 아, 차라리 이 녀석을 욕망으로 채웠다면 단단히 혼내 주고 끝났을 텐데. 지금까지 그래 왔고 앞으로도 그렇듯이, 아무도 ‘악’에는 지지 않았을 텐데. 가이는 여전히 모든 히어로를 사랑하고 존경한다. 다만 자신이 이상에 다가가려 하는 것이 아니라, 이상을 자신에게 맞추려고 들게 된 것뿐이다. 히어로들이 위기 속에서도 여전히 빛나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스스로 그 위기가 되어 버리다니. 참으로 올바르게 비뚤어져 버렸어. 이래서야 아무도 이길 수 없는 게 당연하잖아.
이 녀석을 처음 만났을 때의 그 해맑은 바보로 되돌릴 수 있을까. 되돌린다고 해도 이 녀석은 자신의 손으로 없애 버린 히어로들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을까. 지켜 줄 사람이 없는 지구는? 여러 개의 질문이 마벨러스의 마음에서 제멋대로 파장을 일으키며 얽혔다. 그리고 하나로 모였다.
“…알았다. 가이, 와라.”
마벨러스는 남은 손으로 모바이레츠를 움켜쥐었다. 넷이서, 아니 네 사람 이상이 동시에 덤비는 과정을 39번이나 반복한 가이가 자신에게 쉽게 제압당할 것 같지는 않았다. 해적 주제에 목숨 걱정을 하다니. 이거 참 오랜만이군. 바스코에게 뒤통수를 맞았을 때에도, 둘이 1:1로 싸웠을 때에도, 지구가 쟌갸크 군 투성이가 되었을 때에도 이렇게까지 긴장하지 않았는데. 하지만 자신이 해야만 했다. 유일하게 살아남았으니까. 제대로 꼬인 가이를 어떻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뿐이다.
“진짜로요?”
“어차피 이럴 거였잖아?”
마벨러스는 모바이레츠를 천천히 들어올렸다. 팔이 아릴 정도로 무겁다. 긴장감이 온 몸을 쥐어뜯었다. 이런 느낌 거의 처음인데. 신선하군. 전투태세에 들어가는 마벨러스를 바라보며 가이가 느긋하게 몸을 일으켰다. 꼭 놀다가 식사 준비하러 일어날 때처럼 가벼운 몸짓이다. 아아, 한 달 전만 해도 정말로 가이가 식사를 만들러 갔었지. 박사랑 함께. 아임이랑 죠가 장을 봐 온 걸로, 루카가 먹고 싶다는 걸 만들어 줬어. 그 때엔 좀 더 즐거웠는데.
“아뇨, 뭐 저는 상관없지만 마벨러스 씨 혼자는 좀 그럴까 해서요. 아니지, 마벨러스 씨라면 괜찮으려나.”
“일단 부딪혀 봐야 알겠지.”
그렇지, 죠. 루카. 박사. 아임. 내비. 너희도 꽤 재밌었지? 모두 고향을 잃거나 마음의 상처를 입거나 싸움만 신나게 하던 나날이었지만. 어쩌다 손에 들어온 힘으로 재수 없는 녀석들이랑 한판 해 가면서 제국도 멸망시켜 보고 우주 최고의 보물의 정체도 구경해 보고, 우리 여섯이서 꽤 즐거웠어.
그렇지 않았냐, 가이.
“…무슨 일이 있더라도, 원망은 마라.”
“무슨 말씀을! 절 이겨 주신다면 그거야말로 영광이죠!”
가이가 태연하게 고카이셀룰러를 꺼내들었다. 그래, 영광이기도 하겠다. 동경하는 히어로의 손에 패배하는 거니까. 나는 동료들의 죽음 앞에서 또 다른 동료를 죽여야 하는 일인데. 늘 쥐는 레인저 키가 오늘따라 유난히 낯설다. 그렇게 많이들 죽어나갔지만 레인저 키는 무사했지. 그리고 내비에게도 별 일 없으니 전대들의 힘은 그대로 쓸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그걸 아무런 거리낌 없이 제대로 사용할 수 있다면 말이지만.
레인저 키를 모바이레츠에 꽂아 힘껏 돌리며 마벨러스는 죽은 동료들을 훑었다. 시선이 흘러 고카이 셀룰러에 키를 집어넣는 가이에게로 향했다. 이제 곧 전투의 시간이다. 빛나는 갑주가 온 몸을 감싼다. 가이가 그렇게 원하던 ‘히어로’의 모습으로 변해 가며, 마벨러스는 모두에게 마지막으로 인사를 보냈다.
안녕, 죠. 루카, 박사. 아임, 내비.
안녕, 가이.
나도 그 동안 즐거웠다. 이제 다 끝났지만.
***
가이는 갤리온의 선장 의자에서 벌떡 일어섰다. 피와 살점으로 끈적끈적했던 고카이 스피어가 다시 제 날카로움을 되찾았다. 창을 갈무리한 후, 가이는 바닥에 늘어진 마벨러스의 손을 밟지 않도록 조심하며 갑판을 밟았다. 발아래 뭔가 밟히는 느낌은 그리 좋지 않으니까. 식은 지 오래 된 다른 동료들의 사이를 요령 좋게 빠져나간 가이는 갑판으로 통하는 계단을 올랐다. 어차피 갤리온은 이제 조종할 사람도 없고, 시체가 다섯 구나 쌓여 있으니 그 냄새 때문에라도 더 이상 사용하기 어렵다. 니지노 아키라 대신 ‘전’ 토큐쟈와 함께 있을 내비를 데려다가 알아서 처분하라고 해야지. 어차피 이미지네이션을 잃었으니 더 이상 전대도 아니고.
갑판에서 바라보는 지구의 모습은 참으로 평화로웠다. 이틀간 치열하게 벌어졌던 ‘시험’에 대해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었다. 높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남은 사람들은 어떻게 하려나. 가이는 대개 서포터들이라 아무런 힘이 없는 그 사람들에게 살짝 미안해졌다. 미안해요. 하지만 여러분도 약한 히어로 따위는 필요하지 않을 거예요. 다른 사람들을 더 찾을 수도 있겠죠. 저는 히어로만 제압했지 힘을 빼앗아간 건 아니니까. 적성자가 그 사람들만 있는 건 아니지 않아요?
39개의 전대가 사라졌다.
열렬히 좋아했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두 사라진 것은 좀 아쉬웠지만, 아깝지는 않았다. 지구는 작지만 60억이 넘는 사람이 있다. 그 중 몇 백 명의 소실은 매일 일어나는 정도의 수준이다. 어차피 매년 하나의 싸움이 끝나면 또 다른 싸움이 시작되니까, 39개의 전대가 소멸했어도 곧 40개째의 전대가 나타날 것이다. 그들이 자신들의 힘을 증명하러 올 때 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가이는 얼마든 기다릴 수 있었다.
나는 여기 있으니까, 언제든 찾아와 주세요. 찾아와서 여러분이 진정한 슈퍼 전대의 일원이라는 걸, 영원히 꺾이지 않을 불멸의 영웅이라는 걸 증명해 주세요. 여러분이 진정으로 강하다면, 자신의 자격을 증명한다면, 기꺼이 제 목숨 정도는 드릴 테니까.
가이는 어느 전대의 것인지 모를 노래를 흥얼대기 시작했다. 죽은 영웅들을 품은 지구 위로 노랫소리가 퍼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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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야 사랑해 누나가 너를 많이 애낀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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